공지사항

2020-09-07 [뉴스_전북일보] 전북 최초 글로벌 종합경제 행사 지니포럼 “연기금 특화 자산운용도시 새로운 길 개척하라”
전북 최초 글로벌 종합경제 행사 지니포럼 “연기금 특화 자산운용도시 새로운 길 개척하라”

  • 김윤정
  • 승인 2020.09.01 20:05

 


   
전북국제금융컨퍼런스가 전주 라한호텔에서 열린 1일 패널들이 '불확실성의 시대, 국민연금기금의 도전과 미래'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전북국제금융컨퍼런스가 전주 라한호텔에서 열린 1일 패널들이 '불확실성의 시대, 국민연금기금의 도전과 미래'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전북 국제금융컨퍼런스를 계승·발전시킨 글로벌 종합경제 세미나인 ‘제1회 지니포럼’이 전북을 넘어 세계경제 패러다임과 한류를 논하는 종합적인 축제의 장으로 진행됐다.

당초 지니포럼은 전북 최초 대형 국제행사로 기획돼 국내외 전문가들이 전주로 모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광복절 이후 코로나19가 우리나라를 덮치면서 불가피하게 비대면 행사로 열렸다. 처음 치러보는 비대면 행사였음에도 이번 포럼은 전북 금융도시의 가능성을 예견하며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평가다.

1일 전주 라한호텔에서 열린 제1회 지니포럼에서 가장 큰 비중은 차지한 행사는 단연 ‘제3회 국제금융컨퍼런스’였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금융전문가들은 세계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주목하며 전북혁신도시가 금융도시로서 갖춰야할 조건을 냉철하게 조언했다. 이들은 무조건적인 ‘수도 중심주의’를 경계하고, 글로벌 팬데믹 이후 금융 산업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보는 지니포럼에 참석한 주요 패널들의 발언과 그 의미를 정리해본다.<편집자주>

 

△기조연설: 네덜란드 연기금 APG 로널드 뷔에스터 대표(기업전략·주식투자·사모펀드)
 

네덜란드 연기금 APG 로널드 뷔에스터 대표
네덜란드 연기금 APG 로널드 뷔에스터 대표

APG는 1000명의 직원과 4750억 유로(한화 674조 상당)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로 연금 수급자 450만 명의 노후보장을 위해 일한다. 우리 직원 모두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일하고 있으며 보다 많은 기회, 보다 지속가능한 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APG는 다변화, 대안투자, 균형투자를 중심으로 인구통계와 사회적·기후적, 도시화 등 거시적 동향파악을 바탕으로 자산을 관리한다. APG는 전 세계 실물 자산에 대한 매력적인 투자대안에 접근하기 위해 국민연금과 같이 뜻이 맞는 기관 투자자들과 협력해왔다. APG가 독자적으로 활동할 경우 미래투자는 어려울 것이며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 질서와 세계 각국의 금융시장이 효과적인 기능을 하기 위한 금융중심지의 역할에도 힌트를 준다. 성공적인 금융중심지가 조성되기 위한 핵심 요소는 자본시장 친화적인 비즈니스 환경과 금융산업 발전도, 도시 인프라, 인적자본, 평판 등을 꼽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뉴욕과 런던, 홍콩이 현재 세계의 주요 금융허브로 꼽히지만, 모로코 카사블랑카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같이 미래 성공 가능성이 엿보이는 뜻밖의 금융도시 후보들이 눈에 띈다. 여기에 더해 국민연금의 자산운용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전북의 재정활성화와 지원활동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새롭게 부상하는 핀테크 중심도시들이 아직 확고하게 완성되지 못한 금융시장과 금융허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도시는 전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이 도시들이 금융 중심지가 될 수 있는 이유는 ICT 인프라, 디지털 혁신이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아울러 과감한 규제개혁과 새로운 정부기관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인프라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전북 또한 국민연금의 자산운용 활동과 글로벌 핀테크, 블록 체인, 제반 기술 역량 등이 복합적으로 발전한다면 금융중심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특히 핀테크가 금융중심지의 성공의 결정적 키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젠 금융 산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금융회사는 물론 금융도시들 또한 살아남기 위해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 적응해야 하며, 이는 미래의 선도적인 금융중심지 건설에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세션 발제1: 존 리 메리츠 자산운용 대표(공인회계·금융투자)
 

존 리 메리츠 자산운용 대표.
존 리 메리츠 자산운용 대표.

성공적인 금융허브 조성을 위해서는 창업가 정신과 함께 금융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은 제조업이 경제성공을 이끌어 왔는데 앞으로 10년 후에는 금융이 더욱 중요시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금융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고, 많은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금융은 단순히 부를 다루는 산업에 그치지 않는다. 전주가 금융허브가 되고 싶다면 이러한 마인드를 바탕으로 기업과 개인이 어떻게 자산을 투자하고 있는지 심도 있게 살펴봐야 한다. 이젠 투자를 어려워하거나 두려워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금융도시를 조성하려면 금융에 대한 친근함과 창업가 정신을 함께 갖고 가야 한다. 국민연금은 단순히 수익률을 만드는 기관이 아니라 사회적 이슈에 많은 공헌을 할 수 있는 기관이다. 국민연금이 더욱 성장하려면 능력 있는 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인프라를 더욱 확충해 줘야 한다. 특히 한국의 기업들이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이러한 자금 조달에 국민연금의 도움이 중요하다. 연금이 저평가된 국내 기업들에 보다 관심을 갖고 자국의 주식투자 비중을 늘린다면 주식시장과 기업 모두 건전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세션 발제2: 토무 키쿠치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국제경제·무역·금융)
 

토무 키쿠치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토무 키쿠치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금융시장이 발전하면 기업이 혁신과 성장을 위해 더 큰 자본을 조달하고 정부가 인프라, 교육, 사회복지 투자 목적으로 추가 국채를 발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투명성과 회계기준, 사업하기 좋은 환경(ease of doing business) 등 법치주의가 뿌리내리면 효율적인 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 다만 한국의 아시아 내 활동은 주로 중국에 집중되었으며 최근 들어서는 베트남, 특히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를 필두로 베트남 내 제조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이런 한국의 중국 교역 의존도를 극명하게 보여준 미·중 기술전쟁이 심화되면서 한국에도 리스크가 생겨나고 있다. 한국이 다른 국가와 경제 관계를 탄탄하게 다져나갈 수 있을지 여부는 산업 구조 다변화, 그리고 민간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Industry 4.0)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기술력이다. 향후 중국 교역 의존도가 높은 점은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다른 국가, 분야에도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

 

△세션 발제3: 허석균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거시·화폐금융 재정정책)
 

허석균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허석균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국민연금은 수차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변경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연금의 장기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은 상존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2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은 2055년경에 고갈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외에도 국민연금의 미래와 관련해 여러 가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의 과도한 시장 지배력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며, 세대 간의 불평등을 줄여나가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기금 소진까지 30년이 남았다. 미리 준비가 필요하다. 지금은 당장 우리가 은퇴했을 때 연금을 얼마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는 개인연금과 상품 가치화 등을 통해 국민 노후자금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

 

△세션 발제4: 요르그 미하엘 도스탈 서울대학교 교수(복지·연금·사회제도)
 

요르그 미하엘 도스탈 서울대학교 교수
요르그 미하엘 도스탈 서울대학교 교수

우리는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연금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연계성과 지속성, 통일성이 중요하다. 독일연금은 납부한 보험료가 많으면 그 만큼 돌아오는 혜택도 많도록 보험료과 급부의 수준을 연동하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독일의 연금 체계는 현재 과거의 성격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새롭게 도입된 ‘인구통계학적 지속가능성 요소(demographic sustainability factor)’로 인해 임금 대비 연금 적용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연금제도 역시 높은 행정비용, 낮은 투자수익으로 애를 먹고 있다. 독일 연금정책의 전체적인 그림을 보면 시스템 자체는 영속적이지만 이렇다 할 대체가 없기에 안정적일 수밖에 없는, 다소 역설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제는 가족끼리 주식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와 부동산 이야기로 노후 보장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도 필요하다. 또 사회적 요구와 현실을 복합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File